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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생들을 딜레마에 빠뜨리다. M. 샌들 (Michael Sandel, 하버드대학교 정치철학과)

by 독보적인 백발광녀 2023.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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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을 딜레마에 빠뜨리다 M. 샌들 (Michael Sandel, 하버드대학교 정치철학과)
사진=EBS 캡처

나는 내학생들이 무엇보다도 스스럼 없이 질문하고, 나의 강의 내용에 도전하고, 궁극적으로는 철학자들의 생각에 도전하길 원한다. 나는 학생들이 과거의 철학자들에 대해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철학자들이 제아무리 위대하다 해도 우리에겐 그들에게 도전하고 질문할 권리가 있다.

도덕적 딜레마로의 초대

하버대학교 정치철학과의 샌들 교수는 학생들이 머리를 쥐어뜯을 만큼 골치 아픈 질문을 던지기로 유명하다. 어떤 교수들은 강의시간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고, 그저 준비해둔 답만 전달하기 바쁘다 그들은 해당 분야에서 최고로 유명한 권위자들이 이미 펼친 이론이나 주제, 쟁점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샌들 교수는 더 광범위한 사안에 해당 학문과 관련된 주제를 탄력적으로 끼워넣는다거나 여타의 학문과 연계하는 교수법을 자주 사용한다. 그는 학생들로 하여금 도덕적 혹은 정치적 의견을 갖도록 장려하는 것은 자신의 교육 목표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의 진정한 목표는 학생들이 시민으로 살아가면서 직면 할 수 있는 도덕적 그리고 정치적인 문제들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비판적인 시민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영역을 넓혀가면서 존 롤즈의 정의론, 직업윤리 등으로까지 주제를 확장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쉴 틈 없이 손을 들어 발표하고, 다른 학생들의 의견을 지지 혹은 반박하고, 골똘히 자신만의 견해를 정리하느라 지루해하거나 산만해질 틈이 없다. 흥미로운 질문과 여기서 파생된 핑퐁식 문답들이 얼마나 수업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가 바로 샌들 교수의 강의실인 것이다.

과목이 아니라 학생에서 시작하라

샌들 교수는 강의 며칠 전부터, 토론 주제를 정하고 간단히 개요를 정리한다. 과목이 정치철학이니만큼 그는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넉넉히 준비한다. 가설을 포함한 여러 가지 예와 실제사례, 헐리우드 영화도 이용한다. 높은 수준의 질문을 유발할 만한 정치적 논쟁과 법적인 사례를 들어 학생들과 토론의 장을 벌이는 것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들과 수업시간에 다룰 이론과의 연관관계를 생각한 후에 주제를 선택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새로운 주제를 선택한다. 학생들의 공부를 좀 더 활기차고 신선하게 유지시키기 위해서다. 또한 학생들로 하여금 과목에 흥미를 느끼게 해야한다.

샌들교수의 수업 운영 Tip

-1000명의 학생이 수강하는 대형 강의지만, 일주일에 한번은 모든 학생들이 17~18명으로 소급으로 토론할 수 있도록 운영 함.

-소그룹별 토론 수업은 티칭 조교가 도와주고 있음.

- 학부생들의 토론 수업을 위해 대학원생 조교를 여러명 뽑아 제2의 선생님으로 훈련시키고 있음

학생평가

학생들이 한 학기동안 배운 철학적 개념들을 다 이해했는지 체크하는 기말고사와 학기 중에 썼던 짧은 리포트 성적이 합쳐져 이루어짐

가장 일반적인 평가 방법인 듯 하지만, 샌들 교수가 요구하는 리포트는 단순히 철학자들의 이론을 정리해 적어내는 수준이 아닌 학기 중 공부한 내용과 관련된 철학적 질문, 법적인 논쟁 또는 정치적 논쟁에 관해 학생들 스스로 분석한 답과 토론애용을 적어 내야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어려움

토론 수업 참여도 평가 반영

최고의 교사는 바로 학생이다

나는 학생들보다 나이가 훨씬 많지만, 늘 학생들에게 요즘 가장 신선한 관심거리가 무엇인지 알고자 노력한다. 그래서 학생들의 관심사가 곧 나의 관심사다. 호기심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사람은 늙는다

샌들교수는 학생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신이 젊었을땐 어떤 것에 관심이 있었는지 학창시절에 반추해보기도 하고, 학생들과 개별적으로 혹은 그룹으로 만나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샌들 교수가 전하는 교수법에 대해 고민하는 동료나 후배교수들에게 이런 조언을 자주 한다.

첫째, ‘학생시절로 돌아가 생각해보자교수라면 누구나 수업을 시작하기에 자기 자신에게 이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둘째, ‘끊임없이 공부하자배움은 가르침의 일부분이며, 가르침은 배움의 축적이기도 하다. 셋째, ‘학생들이 하는 말에 귀 기울이자주로 교수는 말하는 입장이고, 학생들은 듣고 받아 적는 일에 익숙하다. 그러나 교수들은 학생들의 의견과 질문에 귀기울임으로써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이때 교수 자신의 시각으로 귀기울여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무엇을 이해하고, 무엇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배우길 원하는지 학생 입장에서 귀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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